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전시

By on 2016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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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전당 전시2

전시정보

전시기간: 2015부터 각 전시에 따라 2018까지 전시별 진행

전시장소: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관

전시시간: 내부시설개방 : 10:00 ~ 18:00
외부시설개방 : 08:00 ~ 22:00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야간개방 10:00 ~ 21:00/ 휴관 : 월요일, 1월1일

관람료: 일반 : 20,000원(통합입장권)

중‧고등학생, 대학생 및 만13~24세 : 14,000원

만6세~12세 : 5,000원
* 만 6세 미만은 보호자 미동반 시 입장 제한

전시명: 문화창조원 개관전시

신화와 근대, 비껴서다

테크토닉스 – 테스트 패턴 [n°8]

테크토닉스 – 이미지, 지각, 빛의 연금술

플라스틱 신화들

이곳, 저곳, 모든 곳: 유라시아의 도시

전시작품 : 미디어 중심의 작품

전시내용 및 구성

 아시아문화전당 신화와근대

제목 : 신화와 근대, 비껴서다

일시 : 2015-09-03 ~ 2017-09-03

장소 : 문화창조원 복합4관

이 전시를 위해 초대받은 열 명의 작가들은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만을 위한 새로운 작품 제작을 의뢰받았다. 각자의 작품에서 아티스트들은 아시아에서 “근대성”이 갖는 의미에 대해 고찰하였다. 고대로부터 시작되어 서구의 식민 지배, 그로부터의 해방과 근대 국민국가의 창설, 그리고 한반도에서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냉전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뿌리 깊은 갈등은, 최근 몇 십 년 간 경이로운 속도로 진행된 경제적, 그리고 기술적 근대화로 인해 기억 한 켠으로 내몰렸다.

제국주의의 초창기부터, 근대성은 지도제작과 분류 기술의 도움으로 모든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근대성은 모든 것을 데이터로 전환함으로써, 지도로서 표상된 세계를 정복해나간다. 오늘날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해 지도상의 정보로 표현되고 분류되는 것은 단지 영토나 경관, 사물에 그치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으로 점점 확장되어나간다.

국가의 분열과 역사적 갈등을 넘어서, 오늘날 “아시아”를 연결하는 것은 무엇인가? “근대성”과 근대국가 질서는 진보뿐만 아니라, 폭력과 고통을 함께 가지고 왔다. 공식적인 역사나 정체성과 종종 갈등을 빚으면서도, 과거의 폭력과 고통에 대한 기억은 집단의 정신에 깊이 각인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역사적 화법을 발전시키는 것은 국가 정체성의 분열을 극복하고, 근대화의 과정을 비평적으로 사고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전시에서 작가들은 아시아 근대성들의 대안적인 역사들을 들려준다. 여기 소개된 작품들은 공식적인 국가 서사 밑에 숨겨진 역사를 들추어 냄으로써, 폭력적인 충돌로 만들어진 국경을 넘어서 사람들을 이어준다. 작품들은 그 자체로 고대 신화를 오늘날로 불러와 옛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한 상상들을 만들어내는 역사이기도 하다.

전시기획 : 안젤름 프랑케

참여작가 : 인주 첸, 오톨리스 그룹, 안젤라 멜리토풀로스, 제인 진 카이즌, 하나부사 아야, 제임스 티 홍, 트린 티 민하, 호 추 니엔

 

아시아문화전당 테크도닉스

제목 : 테크토닉스 – 테스트 패턴 [n°8]

일시 : 2015-11-25 ~ 2016-03-31

장소 : 문화창조원 복합1관

‘만들기(Making)’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하여 생각의 시각화, 문제의 추상화 또는 개념의 구체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상상력의 준거는 미학적 선호, 문화적 영향, 역사적 전례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뒷받침하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만들기’와 창의적 실천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가장 혁신적인 재현의 방법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비물질성의 시대를 열어젖힌 후, 이미지에 대한 정의, 즉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스스로를 어떻게 드러내는 지는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빛의 정교한 사용을 통해 마술을 부리 듯이 ‘무(無)’에서 이미지를 포착하고 불러오는 사진과 영화와 같은 매체의 등장에서 예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일정한 시간 간격에 따라 일관성 있는 이미지가 등장하는 동영상의 탄생은 이미지를 매체로부터 영원히 분리하는 분기점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이미지와 매체의 분리는 일상적인 현상이다. 기술의 급속한 진보는 코드를 사용해 비물질적인 복잡한 개념을 실현시키거나, 나아가 빛 자체를 매체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제 빛은 프로그래밍, 연산, 투사를 통해 공간과 규모의 법칙을 새롭게 하고 지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아티스트이자 음악가인 료지 이케다(Ryoji Ikeda)는 이러한 빛의 연금술에 관한 최고의 권위자라 할 수 있다. 이케다는 세기의 전환점부터 데이터 미학을 탐구하며 극단적인 단색의 이미지와 고주파 음향, 그리고 이따금 이 둘을 중단시키는 화이트 노이즈를 결합한 작업으로 두각을 드러내왔다. 단색의 점으로 구성한 지도, 시각적 색인, 혹은 정교한 리듬 연구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의 ‘진동’은 그의 오디오비주얼 공연과 설치 작품을 통해 공명하며 점차 건축적 규모로 확장한다.

이케다의 <테스트 패턴> 연작은 YCAM(2009, 야마구치현), 파크 애비뉴 아모리(2010, 뉴욕), 타임스 스퀘어(2014, 뉴욕)와 같은 경기장 규모의 공간에 이진수의 진동을 투사하면서 디지털의 영역을 혁신적으로 넓혀왔다. 텍스트, 사운드, 사진, 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고속의 바코드 패턴으로 변환하는 이 독특한 시각적 시스템은 패턴에 대한 연구이자, 빛나는 풍경이며, 비정형의 움직임에 대한 찬가이다. 지나치게 매개화된 세계를 뒤덮는 기이한 융단처럼, <테스트 패턴>은 압도적인 줄무늬 광장으로 관람자를 끌어들여 일상에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새롭게 하고 광장 너머에 있는 세계를 탐험하게 한다. 이제 볼트(The Vault)로 들어가보자.

사진: 료지 이케다, <테스트 패턴 [nº8]>, 2015 

아시아문화전당 테크토닉스-이미지
제목 : 테크토닉스 – 이미지, 지각, 빛의 연금술
일시 : 2015-11-25 ~ 2016-05-31
장소 : 문화창조원 볼트(The Vault)

료지 이케다(Ryoji Ikeda)의 <테스트 패턴>은 ACT 페스티벌의 주요 전시 공간에 들어온 것을 강력한 섬광으로 환영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무대를 만들고, 전시의 다른 작업들에서도 탐구하는 대표적인 수사법과 기법들을 소개한다. 이케다가 디지털을 활용하여 우리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 이러한 관심을 공유하며 다른 길을 걸어왔던 아티스트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시를 들여다 볼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디지털 이미지가 반드시 사각의 스크린이나 평면에 구속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극히 가볍고 순간적인 디지털 이미지들은 늘어나며 넘쳐 흐르고 새로운 윤곽을 따라 이동하면서 그 움직임과 색으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아시아문화전당 전시 6

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유니디스플레이>(2012)

지난 이십 여 년 간,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이자 음악가인 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노련한 합성과 그의 특징이기도 한 금욕적인 미니멀리즘을 통해 시청각적 재현의 경계를 넓혀왔다. 예컨대, 그의 설치 작품인 <유니> 연작은 프로젝션을 일렬로 길게 늘임으로써 끝이 없는 듯한 공간을 창출한다. 연작을 이루는 <유니브이알에스 / 유니스코프 버전>(2010), <유니디스플레이>(2012), <유니컬러>(2014)는 모두 화면의 양 끝에 거울을 설치하여 그 가장자리를 감추고 이미지를 무한히 확장시킨다. 이중 <유니디스플레이>는 벡터로 만든 단색 이미지들의 추상 문법에 주목하고, <유니컬러>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작품의 저해상도 버전과도 같이 냉정하게 주파수 범위를 오가며 단계적인 색 변화를 반복한다.

아시아문화전당 전시3

아트+콤(ART+COM), <미래의 모습>(2008)

니콜라이의 끝없는 수평선이 비물질적인 이미지가 평면에 생명을 불어넣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다면, 이미지와 물질을 연금술적으로 재통합하는 사례 또한 전시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창조적 콜렉티브인 아트+콤(ART+COM)의 작품 <미래의 모습>(2008)은 약 10 년 전 뮌헨에 위치한 BMW 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작업은 최신형의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714개의 강철 구를 격자 형태로 천정에 매단 후 그것들을 움직여 공간 상에 유선형의 생동감 있는 곡선을 만들어낸 키네틱 조각이다. <미래의 모습>에서 선보였던 감각적이고 명료한 추상으로 인해 아트+콤은 일련의 키네틱 조각 제작 의뢰를 받았고, 이후 조명과 재료의 사용법을 다듬어 나갔다. 그리고 그 정점은 <rgb|cmyk 키네틱=””>(2015)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5개의 원반이 정교하게 움직이며 적색, 청색, 녹색의 조명을 바닥으로 반사한다. 아이슬란드 작곡가 올라퍼 아르날즈(Ólafur Arnalds)가 만든 음악에 맞춰 원반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한 방향으로는 RGB 반사가 발생하고 다른 쪽으로는 CMYK반사가 일어나 전시 공간 안에 빛의 그림자를 만든다. <rgb|cmyk 키네틱=””>은 색의 더하기와 빼기에 대한 변화무쌍한 명상이며, 이때 반사는 니콜라이의 <유니디스플레이>의 경우처럼 그 효과를 배가시키는 힘의 승수로 작용한다.

랩[오]의 작품 (2013)은 색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해 <rgb|cmyk 키네틱=””>과 유사하게 정교한 접근법을 취하면서도 문자 그대로 ‘직각으로 교차하는’ 방식을 시도한다. 브뤼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스튜디오인 랩[오]는 3.5 미터 직경의 알루미늄 고리로 구성한 <시그널투노이즈>(2012)와 같은 작업들을 통해 알고리즘에 입각한 키네틱 조각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관람자가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그널투노이즈>가 건축적인 반면, 타일, 모터, 빛의 조합으로 만든 는 작품의 밖에서 이를 감상한다는 점에서 더 분명하게 관조적인 특성을 갖는다. 작품을 구성하는 각각의 사각형 판들은 체스판 모양의 격자 위에서 선형 모터에 의해 움직이며 무작위적으로 확장하고 수축한다. 아트+콤의 기계 안무와 마찬가지로 순수 RGB조명을 사용하지만, 에서 그러한 빛의 그림자는 단색의 형태에 미묘한 색채를 띠는 모서리와 선 등을 만들어내며 키네틱 조각 안에서만 나타난다.

실질적인 움직임을 통해 형태에 변화를 준 과 다르게, 서울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듀오 김치앤칩스의 <483개의 선들>(2015)은 빛을 사용해 정적인 오브제를 움직이는 듯이 보이도록 만드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한다. 김치앤칩스는 빛과 물리 법칙뿐만 아니라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터득하고자 노력하며 그 결과를 다수의 오목거울을 배열하고 빛을 투사하여 이를 활성화하는 설치 작품 <빛의 장벽>(2014-) 등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ACT 페스티벌을 위해 김치앤칩스는 NTSC 방송 표준을 회상하면서, 16 미터 길이의 483개의 선들을 수평으로 고정하고 그 이미지를 여러 번 겹쳐서 깊이감을 부여한 투사막을 만들어낸다. 백색의 투사광이 실을 비추며 나타나는 기이한 모습은 아날로그 텔레비전 스크린의 혼선 현상과 닮아 있고, 스크린을 가로지르는 빛의 파장과 입자들은 점멸하는 패턴을 만든다. 작품은 은은하게 퍼지는 빛, 기하학적 형태의 게임들, 실을 사용한 아날로그 미디어의 재구성이 연주하는 교향악과 같다. 아트+콤, 랩[오], 그리고 김치앤칩스는 빛과 물질 그리고 움직임을 통합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동시대의 이미지 합성 방식은 그 결과물이 엄격한 예술적 의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센서를 사용함으로써 아티스트들은 작업 전체를 제어하는 것을 (부분적으로) 포기하고, 입력 데이터, 혹은 어떠한 힘으로 하여금 그들의 작업 방향을 결정하도록 만들 수 있다. 랄프 베커(Ralf Baecker)의 <신기루>(2014)는 정교한 광학 투사 장치로서, 지구 자기장을 측정하고 그 요동치는 신호를 다양한 ‘환영’으로 나타낸다. 작품의 최종 이미지들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48개의 머슬 와이어 행위자를 통해 해석된 것이며, 이들이 조정하는 거울에서 나온 가늘고 붉은 레이저 광선은 벽을 향해 부드럽게 진동하는 빛을 비추며 반사된다.

아시아문화전당 전시5

유르그 레흐니(Jürg Lehni), 알렉스 리치(Alex Rich), <빈말>(2008)

한편, 이미지의 생성과 자동화에 대한 이러한 혁신은 보다 전통적인 재현 패러다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지난 15년 간, 스위스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유르그 레흐니(Jürg Lehni)는 시각적 표현의 근본적인 방식인 드로잉과 글쓰기를 기계 행위로 분석해왔다. 2008년에 알렉스 리치(Alex Rich)와 협업한 <빈말>은 개조한 비닐 커터와 특별 제작한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연속적인 획이 아닌 구멍들의 단정한 선을 통해 글씨체를 만들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작성하는 작업이다. 레흐니가 제작한 벽에 고정하는 드로잉 기계 중 가장 최근작인 <오토>(2015)는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에서 아티스트가 선택한(그리고 해석한) 사건과 비평적인 사고들을 체계적으로 스케치한다. 교육학이자 퍼포먼스이기도 한 <오토>는 각각 분필, 펠트 마커, 에어로졸 캔을 이용한 드로잉 기계인 <빅터>(2006), <리타>(2005), <헥터>(2002)의 뒤를 이으며 인간의 표현과 꼭 같지는 않지만 꽤 근접하게 스타일러스를 가지고 드로잉을 한다. 글쓰기와 드로잉의 반복적인 작업은 대부분의 기술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몸짓과 창조적 표현에 내재한 탈신체화(disembodiment)를 상기시킨다.

아시아문화전당 전시7

듀오 엑소네모,<바디 페인트>(2014) 노부히로 나카니시(Nobuhiro Nakanishi), <레이어 드로잉 – 촉각적 하늘>(2013)

그러나, 이러한 확실한 개념과 오래된 매체는 단지 기법의 측면에서 도입되기도 한다. 오래된 것과 새 것을 끊임없이 결합시키는 재미있는 전략으로 잘 알려진 일본인 아티스트 듀오 엑소네모가 지난날의 테크놀로지가 지닌 아우라에 의지하는 이유는 더 큰 화두를 제기하기 위해서이다. 2014년에 제작한 <바디 페인트> 연작은 색을 입힌 스크린과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기이한 단색의 광경으로, 초상사진의 유산을 활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일상적인 LCD 디스플레이와 인간의 육체는 포스트-디지털이라는 주제를 위해 프레임 안으로 재매개된다.

일본인 아티스트 노부히로 나카니시(Nobuhiro Nakanishi) 또한 엑소네모와 유사하게 관람자의 방향감각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정적인 광경을 저속 촬영한 사진들을 투명한 틀에 끼운 후 공중에 일렬로 띄움으로써 풍경과 동영상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무효화하는 일이다. 영화의 셀룰로이드 필름을 연상시키며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확장한 <레이어 드로잉 – 촉각적 하늘>(2013)은 순간의 조각적인 연속체이자 집적을 통한 추상화이다. 다시 한번, 이미지는 순간적이고 쉽게 사라져 버릴 듯한 불신의 상태로 공중에 매달려 있다.

각각의 설치 작품들은 다양한 층위에서 일상적인 것들을 자극하는 ‘방해물’을 구성한다. ‘새로운 만들기’가 지니고 있는 창조적인 잠재력의 영역 전체가 명확해지는 만큼 우리의 오염된 지각과 연약한 준거틀도 분명해진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실존하는 것처럼 보일 때, 즉 우리가 새로운 디지털을 경험할 때, 우리는 그것이 단순히 변화하고 진보하고 성숙해지는 테크놀로지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아시아문화전당 플라스틱신화들
제목 : 플라스틱 신화들
일시 : 2015-11-25 ~ 2016-05-15
장소 : 문화창조원 복합2관
아시아문화전당 전시4

아시아는 어떻게 발명되었는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이후 200여 년간 아시아는 서양의 타자로서 존재했다. 아시아적 정체성이란 실은 지정학적 근접성을 제외하고는 유사점을 찾기 힘들다. ‘아시아들’은 매우 다른 종교, 신앙, 민족, 사회를 갖는다. 문화의 이질성은 아시아 개념의 중요 특징 중 하나이며, 민족 범주는 이질성의 담지체다. <플라스틱 신화들>은 ‘발명된 아시아’의 신화들 혹은 ‘아시아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전시와 라이브 이벤트다.

신화가 자연이나 사회의 기원에 대한 공동체의 관점이자, 공동체의 현재를 드러내는 옛 이야기라면 <플라스틱 신화들>은 ‘지금, 여기’ 아시아와 그 변화하는 ‘미래들’의 신화다. 2015년 현재 ‘우리’ 혹은 ‘나’의 신화는 어떤 세계를 담고 있는가.

<플라스틱 신화들>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힘으로 원본과 복제의 경계를 다시 한 번 뛰어넘는 예술의 새로운 정체성을 조망한다. 독일 훔볼트 박물관에 소장 중인 캄보디아의 유물을 3D 스캔하여 3D 프린팅한 오브제를 조각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전시 기간 내내 디지털화한 1000년 넘은 고려대장경의 목판을 플라스틱판에 새기는 로보트 팔 ‘피타카’의 판각 퍼포먼스를 행위예술로 볼 수 있는가? 복제의 시각적 아름다움은 기존의 미학적 경계를 흩트려놓는다. 전시품들은 진짜와 가짜, 상품과 예술품, 인간과 로봇 사이를 널뛰며, 전시 공간은 테마파크, 영화관, 디지털 게임과 구분을 의도적으로 훼방한다. ’무엇이든 예술 작품으로 전시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현대미술의 역사에 질문을 던진다.

전시 작품들은 목적의식적 사회비평이나 완전무결한 숭고미를 비껴난다. 전형성을 거스르는 비정상적 스토리텔링, 단순하고 사소하기 짝이 없는 기호들과 비상식적 형태, 우스꽝스럽고 경박한 느낌의 이미지들이 미적 가치를 부여받는다. 새로운 미감은 혼란스럽고 정처 없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비롯된다. 미감은 열등감과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근대 신화를 넘어서는 아시아인들이 향하는 새로운 피안의 세계를 찬찬히 드러낸다. 피안의 세계로의 출발점, 즉 전시장을 오랫동안 무등산이 바라보고 있다. 무등은 위아래가 없는 평등 혹은 무당의 의미다. 전시는 두 가지 의미를 품어, 지금 우리에게 ‘내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질문한다.

30개의 셀로 구성된 전시 공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융합적으로 작동한다. 타자의 시선에 의해 대상화하고 뭉뚱그려진 아시아가 아니라, 편협하고 배타적인 자민족중심주의에 찌든 아시아가 아니라, 아시아의 근대성이 지닌 내재적 모순을 직시하고 치유하는, 다양한 아시아들의 집합과 다양한 층위의 미학들을 제시한다. <플라스틱 신화들>은 동시대 아시아 미학들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자,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신화가 다가올 미래에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를 그려내는 만화경이다.

큐레이터: 양지윤

어시트턴트 큐레이터: 권유정, 문선아

참여작가: 강소영릴릴, 강영민, 김소영+양숙현, 김윤철, 김인배, 나기 노다, 더 바이트 백 무브먼트(이승연, 알렉산더 어거스투스), 딘 큐 레, 우지노 무네타루, 빠키, 쉬젠, 라선영, 루양, 양아치, 마크 우스팅, 원광식 + 진천종박물관, 웡 립 친, 아니카 이, 이병찬, 이영호, 이예승, 이완, 료 이케시로, 인터랙션사운드랩(권병준, 김근채, 전유진), 임옥상, 장영혜중공업, 조은지, 클레가, 투안 마미, 사샤 폴레, 홍순명, 융합미디어랩(김태윤, 박얼, 양숙현, 윤지현)

 
아시아문화전당 이곳저곳모든곳
제목 : 이곳, 저곳, 모든 곳: 유라시아의 도시
일시 : 2015-11-25 ~ 2018-12-30
장소 : 문화창조원 복합3관
아시아문화전당 전시1

프로젝트 총감독, 작가 박경

지난 수 세기 동안, 아시아와 유럽은 서로 분리된 별개의 대륙으로 간주되어 왔다.그렇다면 아시아와 유럽을 분리하는 확실한 기준선은 어디에 있을까?우랄산맥인가, 코카서스산맥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마르마라 해, 흑해, 카스피해 혹은 우랄 강인가? 이처럼,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정확한 물리적 기준점은확실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유라시아를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다분히 문화적개념이며, 이를 구분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입증된다. 유라시아는 이른바 ‘분리’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 구 실크로드와 신실크로드 같은 연결로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지리적 여건이 동양과 서양을연결하기에 매우 적합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라시아는 물리적으로 하나로이어져 있을 뿐 아니라, 공유하는 역사를 보더라도 단일한 대륙이다.

오늘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유라시아는 다시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오랜역사를 지닌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물론, 개통된 지 10여 년 된 새로운 유라시아대륙교도 롄윈강과 로테르담을 연결하면서 중국 – 유럽 간의 활발한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 인도 – 동남아시아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자는제안도 잇따랐으며, 러시아는 베링 해와 북미를 직통하는 해저 터널과 다리건설까지 구상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완공 되었거나 구상 중인 송유관 및 가스관들 덕분에 중동과 중앙아시아는 오래 전 구 실크로드 시대부터 그러했듯이유럽과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 또한 물자 및 문물교류를 촉진하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는 3년에 걸쳐 진행될 전시 프로젝트로, 유럽과 아시아가 융합된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적선례와 현대적 재건을 연구하고 시각화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통해 동양과 서양의 새로운 관계와 ‘유라시아’의 새로운 정체성 구축하고자 한다.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은 ‘도시’, ‘네트워크’, ‘영토’에 대한내용을 담고 있다. 물자와 사람뿐만 아니라 문화를 교류함으로써 이질적인 사회가서로 더욱 단단한 관계를 맺게 되며, 이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충돌 대신 균형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새로운 유라시아 파빌리온›이 설치되어 360도 파노라마 영상작품을 소개할것이고, 이와 함께 다양한 참가작의 전시, 관련 자료의 출판, 여러 워크숍프로그램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것이다.

◊ Editor’s note

개관 기념전으로 다섯 개의 굵직한 전시가 진행 중인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의 문화창조원 복합관은 거대한 규모에 비해 전시들이 미약해보이는 느낌이다. 광활한 공간에 기획된 전시들이 넓은 공간에 산만하게 분산되어 집중해서 감상하기가 어렵다.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 너무 커서 제대로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콘텐츠의 질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듯하다. 미디어 작품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시들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어떤 공감도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는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효과적인 운영이 절실히 요구되는, 앞으로의 전시가 매우 기대되는 공간이다.

 

찾아가는 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http://www.acc.go.kr)

주소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우편번호) 61485
TEL : 1899-5566

 

오류 및 정정신고 : info.misulg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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